여름밤에는 은하수와 함께 여러 별자리를 볼 수 있었는데 가을이 되면 익숙했던 별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별자리가 나타납니다. 겨울이 되면 다시 오리온자리 같은 별자리가 눈에 들어오고, 봄이 되면 또 다른 별들이 밤하늘을 채웁니다. 그런데 별들이 계절마다 자리를 옮겨 다니는 것일까요?
사실 별 자체가 계절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별은 아주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띄게 위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가 보는 별자리가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구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우리가 바라보는 밤하늘을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 동안 별자리가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의 자전 때문
먼저 하루 동안 밤하늘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동쪽에서 별이 떠오르고 서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별들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이 실제로 지구 주변을 빠르게 돌아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회전하는 자전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지구는 약 24시간에 한 번씩 한 바퀴 회전합니다. 우리가 지구 위에 함께 올라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구가 회전하는 움직임을 직접 느끼기는 어렵지만, 주변의 하늘을 바라보면 그 결과가 나타납니다.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별도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같은 날에도 밤이 깊어질수록 보이는 별자리가 달라집니다. 저녁에 동쪽 하늘에서 막 떠오른 별자리가 새벽에는 높은 하늘을 지나 서쪽으로 이동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 동안 별자리가 움직이는 것과 계절이 바뀌면서 별자리가 달라지는 것은 같은 이유일까요? 여기에는 지구의 또 다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계절별 별자리를 만드는 것은 지구의 공전
계절이 바뀌면서 밤하늘의 별자리가 달라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약 1년에 한 바퀴씩 공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구의 위치가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밤에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쉽게 생각하면 방 안에 서서 주변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내가 방 안에서 조금씩 위치를 옮기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바라보이는 물건의 방향과 모습이 달라집니다. 지구도 태양 주위를 이동하면서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지구가 태양의 한쪽 위치에 있을 때 밤이 되면 태양과 반대 방향의 우주를 바라보게 됩니다. 몇 달이 지나 가을이 되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이동했기 때문에 밤에 바라보는 방향도 달라집니다. 그 결과 여름에는 보이던 별자리가 서쪽으로 넘어가 보이지 않게 되고, 그동안 태양 쪽 방향에 가까워 밤에는 보기 어려웠던 별자리가 밤하늘에 나타나게 됩니다.
즉, 계절마다 별자리가 바뀌는 것은 별이 계절에 맞춰 이동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움직이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왜 별자리를 볼 수 없을까?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별자리가 달라진다면 낮에도 새로운 별자리를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태양빛입니다. 별은 밤하늘에서 매우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양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낮에는 지구의 대기가 강한 햇빛을 산란시키면서 하늘 전체가 밝아지고, 상대적으로 훨씬 어두운 별빛은 묻혀버립니다.
사실 낮에도 별은 하늘에 있습니다. 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밝은 하늘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원리를 생각하면 계절별 별자리의 변화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지구의 밤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밤이 되었을 때 바라보는 방향이 계속 달라지고, 그 방향에 어떤 별들이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계절별로 볼 수 있는 별자리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여름철 별자리가 보이고, 가을에는 가을철 별자리가 보이며, 겨울에는 겨울철 별자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같은 별자리도 매일 조금씩 달라 보이는 이유
계절뿐만 아니라 같은 계절 안에서도 별자리가 떠오르는 시간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가을철 별자리라고 해서 가을 내내 같은 시간에 같은 위치에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계속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공전하면서 같은 시간에 바라보는 방향이 매일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별자리가 떠오르는 시간도 조금씩 빨라지거나 늦어집니다.
그래서 어느 날 저녁 9시에 잘 보이던 별자리가 몇 주 뒤에는 밤 8시에도 보일 수 있고, 시간이 더 지나면 해가 진 직후부터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에 볼 수 있는 별자리는 가을에는 늦은 밤이 되어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다가 겨울이 되면 저녁부터 쉽게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때문에 별자리를 관찰할 때는 계절뿐 아니라 날짜와 시간, 관측 장소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같은 별자리라도 언제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하늘에서 보이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별자리의 위치가 계속 달라지는데도 우리는 어떻게 특정 별자리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별들이 이루는 모양 자체는 짧은 시간 동안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움직임에 따라 전체적인 위치는 달라져도 별들 사이의 상대적인 모습은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오리온자리를 이루는 별들은 서로 매우 먼 거리에 있지만 지구에서 바라보았을 때 만드는 독특한 모양은 오랜 시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대를 거쳐 같은 별자리의 모양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별들도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별은 각각 우주 공간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아주 긴 시간이 지나면 별자리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십 년이나 수백 년 정도의 시간에서는 그 변화가 눈에 띄지 않지만, 수천 년에서 수만 년 이상의 긴 시간으로 바라보면 별자리의 모습도 변하게 됩니다.
결국 계절마다 다른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우주가 계절에 맞춰 모습을 바꾸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구가 하루에 한 번 자전하고, 1년에 한 번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의 방향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을밤에 페가수스자리와 안드로메다자리를 보고, 겨울밤에 오리온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지구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같은 장소에 서서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구는 매 순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 밤 별을 바라볼 때는 ‘저 별이 움직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 ‘지금 지구가 어떤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별자리를 볼 수 있는 걸까?’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밤하늘 속에도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거대한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